공립학교 교사 노조 넛(KNUT)과 쿠펫(KUPPET)의 파업
케냐 봉사단원 우아혜
케냐 교사 노조 한 달 째 수업 거부,
학생 피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하루 생활비용이 천 실링(한화 약 13,000원)이면 됐는데 선생님들의 파업으로 하루에 천오백(한화 약 19,500원) 실링이 들어요.”
- 밀리센트 아데로(Millicent Adero)
"교사들이 근무 여건에 행복하지 않다면 그 대가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달됩니다. 그 때문에 돈도 더 들고요."
-하몬 오티에노(Hammon Otieno)
"시험이 코앞인데 아들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게 답답하죠."
- 존 냐리베(John Nyaribe)
“예상치 못한 교사들의 파업으로 학부모만 돈이 더 들어요.”
- 조셉 오티에노(Joseph Otieno)
출처: Thursday, July 11, 2013 / The Standard
2013년 7월 17일 현재 벌써 약 한 달 째 이어지고 있는 케냐 공립학교 선생님들의 파업에 따라 현재 KVO 케냐지부에서 급식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고트 마타르 초등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립학교 학생들이 수업 받을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KVO의 급식 프로그램도 당분간 중단된 상태입니다. 선생님이 학교에 출근하지 않아 학생들도 등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트 마타르 마을은 소득 수준이 매우 낮은 마을로 학생들도 학부모도 KVO에서 제공하는 점심 급식으로 하루 한 끼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공립학교 선생님들의 파업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받는 피해가 막대합니다.
또한 케냐에서는 한국 초등학교 교육에 해당하는 프라이머리 스쿨 마지막 학년에 중학교 입학 고려 기준이 되는 시험인 KCPE (Kenya Certificate of Primary Education)을 치러야 하고 중‧고등 교육에 해당하는 Secondary school 전 과정이 끝나면 한국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KCSE (Kenya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라는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이와 같은 시험이 주로 10월에 시행이 됩니다.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제대로 수업을 받고 있는 사립학교 학생들과 달리 한달 째 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시험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어 학생과 학부모 모두 걱정이 큽니다. 급기야는 개인적으로 사비를 들여 선생님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정규 학비 외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겨 학부모들은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교사들을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공립학교 선생님은 월급이 19,000 케냐 실링입니다. 이는 한화 약 25만원으로 세금을 제하고 이 곳 물가 사정을 고려했을 때 터무니없이 적은 월급 수준입니다. 한 마디로 이들도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서 싸우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7년 모이(Daniel arap Moi) 대통령 재임 시절 교사 노조인 KNUT (Kenya National Union of Teachers)은 투쟁을 통해 교사의 근무 조건 향상을 약속 받았습니다. 하지만 모이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키바키 대통령 정권에도 한 차례 더 파업이 있었지만 그 때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올해 선출된 새 대통령에게 교사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립학교 선생님들도 공무원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므로 공무원들이 교통비, 휴가비, 초과 근무비, 주거보조비 등의 명목으로 월급 외에 수당을 받는 것처럼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또한 몇 년간의 근무 기간을 채우면 공무원의 호봉이 올라가듯이 교사들도 같은 시스템의 정립을 원하고 있습니다.
케냐 하원의원의 월급은 한화로 약 400만원 수준인데 일개 공무원과 교사들의 월급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약 400만원인 하원 의원의 월급도 분노한 여론을 고려해 약 650만원 수준에서 240만원이 감소된 결과물입니다.
게다가 이런 교사들의 처우와 부실한 인프라 개선이 우선인 시점에서 현 우후루 대통령은 학생 개개인에게 국가 예산으로 랩탑PC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여론의 반발이 더욱더 큽니다.
어서 KVO 고트 마타르 초등학교 무료급식이 재개됐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고통 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빠른 시일 내 현 정부가 교사 노조와 원만한 타협을 이뤄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