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go 안내소
KVO통역자원봉사단 6기 양태영
제가 처음 이 곳에 온 건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KVO 단체를 알게 되어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여행 가이드(정확히는 국외 여행 인솔자)란 직업 특성상 정기적으로 봉사를 할 수는 없었으나 퀴즈대회,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바자회, 연말 총회 등 안내소 행사만큼은 자주 참여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행사용 봉사자 느낌이 물씬 나는 듯 하네요^^;;
이렇게 오랫동안 소속되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 가더라도 따뜻하게 맞이 해 주는 팀장님들과 봉사자들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고 때론 힐링도 받고가는 그런 안내소이다보니 절대 끈을 놓고 싶지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놓치지 않으려구요.
좀 더 친밀감을 돈독히 쌓아가던 중에 2020년 단장으로 선출되기 까지 했습니다.
gogo 안내소(2020 에서 2를 흘려쓰면 g느낌이 나서 gogo로 정함)란 슬로건으로 활기차고 재미있는 곳, 왠지 봉사하러 가는 날이 기다려지는 안내소로 만들어 나가려 했으나, 그 해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것이 중단 위기에 처해졌습니다. 내 외국인들로 북적이던
인사동도 썰렁 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봉사자들은 예전처럼 활발하게 활동할 수는 없었지만, 하루에 한 명 또는 두 명이 꾸준히 나와 안내소를 지켜 주었습니다.
국민들이 거리두기를 지키고, 백신 접종 인구도 점점 많아지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드 코로나로 바뀌면서 희망이 보이는거 같았죠.
우리 안내소도 발빠르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맨먼저 2년간 만들지 못했던
지도를 새로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하거나, 업종 변경된 곳들이 있어서 새로운 지도제작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항상 지도제작에 애써 준 오승호 전 단장님께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이 작업에 함께 해줘서 새로운 인사동 지도가 인쇄 제작되었습니다.
지도 제작 후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다시 힘이 빠졌으나 다행이 현재 점점 나아지고 있는 추세이고, 질병은 인간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에 힘을 얻으며 곧 예전처럼 일상으로 복귀 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 또한 코로나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은 업종인 여행업 종사자로서 처음 몇 달은 두렵고 막막했으나, 십 여년 간 제대로 쉬지 못했던 인생의 쉼표라 여기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꿨더니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기간제로 방역 일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또다른 인생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이 또한 결코 나쁘지 않은 인생의 순간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소중하게 보내는 중입니다.
이 순간 볼테르의 풍자소설 캉디드가 떠오르네요.
팡글로스 선생의 "세상은 최선으로 되어 있다" 라는 가르침과 소설의 마지막에서 캉디드가 일을 하는 것만이 삻을 견디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란 말이 스쳐갑니다.
2020년 gogo함께 나가자라는 의미로 붙였는데, 이렇게 그냥 gogo 지나갈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앞으로 코로나단장으로 남아 결코 잊혀지지 않겠죠.
이렇게 흘러가듯 조만간 안내소에서 그땐 그랬었지, 라떼는 말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그때 우리 더 활짝 웃으며 재미있게 봉사활동도 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요.
앗!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네요
전 이제 삶을 즐기러 갑니다.
라떼 한 잔 들고 가는것도 잊지않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