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지 않을 것만 같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봉사활동 에세이를 쓰는 이 시간이 사뭇 어색하게 느껴진다. 순전히 나의 의지와 선택으로 오게 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의 삶은 더욱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이라는 의미가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에티오피아에 도착하고 마주한 상황은 단수와 건기임에도 비가 내렸고, 인근 지역에 비행기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등 약간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것만 같았다. 그래서 첫인상이 더 기억에 남는 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여태껏 꽤나 혼자서 해본 일이 제법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린아이마냥 혼자서 잘 해결해 나가지 못할 때는 많이 답답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지금은 THIS IS 아프리카, THIS IS 에티 스타일을 겪고 나니 조금은 느긋한 자세도 가지게 되었달까.
나는 에티오피아에서 1년의 시간을 지내오면서 에티오피아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들의 문화를 얼마나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한사람의 단원으로서 그들의 어려움을 얼마나 이해했다 할 수 있고, 또 필요를 얼마나 충족시켜줬다고 할 수 있을까.
짧게 다녀왔던 봉사활동 역시 그랬지만 기간이 길다고 해서 그들에게 어떤 많은 것을 충족 시켜주고, 큰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 생각만큼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었던 적도, 또한 아이들을 비롯하여 현지 스텝들 등 많은 정을 나눴기에 그 크기만큼의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밖에 없다.
비록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후회가 남지 않으려면 하루하루 그 순간순간에 마음을 다해야 하는 것처럼 한 명, 한 명 교감하려 애쓰고, 진심을 나누려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눈으로 그들을 느끼고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었던 그 순간들이. 그들도 함께 했던 그 순간들이. 모두 소중하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