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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베트남] 베트남의 인기 스포츠, 축구

작성자 : 박은혜 단원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축구사랑은 남녀노소가 없습니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는 오후 4시쯤이면 축구를 할 수 있는 공터에는 어김없이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운동화도 신지 않은 채 축구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베트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비 때문에 진흙탕이 되어도, 햇볕이 살갗을 도려내듯 뜨거워도 축구공을 차며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은 축구를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보는 것을 더 즐기는 것 같습니다. TV에서는 시시콜콜한 외국 클럽 축구 결과까지 모두 방송하며, 많은 베트남 사람들은 유명한 축구선수나 팀을 달달 외우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외국팀의 경기에 대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같은 국민의 지대한 관심 덕분인지 베트남 대표팀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 거리에서 차량을 타고 응원을 하는 시민의 모습

▶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휘날리며 축구응원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

베트남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기적같은 결과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0일에 있었던 8강전에서 극적으로 이라크를 꺾었습니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동남아 축구팀 역사상 처음으로 2018 AFC U-23 축구 준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기록이라 베트남은 온 나라가 축제의 도가니였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휘날리고, ‘꼬렌 베트남’(파이팅 베트남)을 외치며 함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지금 베트남의 모습은 마치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월드컵이 아닌 경기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한국과는 달리, 아시안컵에도 이렇게 열광하는 시민들을 보며 베트남의 축구 사랑이 더욱 실감이 났습니다.

▶ 한 마음, 한뜻으로 ! 열정적으로 거리 응원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

▶ 광장에 모여 '꼬렌 베트남(화이팅 베트남)!' 을 외치며 축구응원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

이후 23일에 있었던 4강전에서 베트남은 카타르와 경기에서도 승리했습니다. 이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 최초의 결승행이라고 합니다. 한베 센터가 위치한 12군은 비교적 호치민 시내에서 떨어져 있지만, 뜨거운 기쁨의 열기는 이 곳에서도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센터 앞 도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쁨의 세레모니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저를 비롯한 센터의 직원들은 승부차기를 함께 지켜 보며 베트남의 승리를 기원했는데, 정말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자 얼마나 기뻤던지 모릅니다.

마지막 결승이 있던 토요일, 호치민 사람들은 응웬후에(Nguyn Hu) 거리로 나와 함께 축구를 지켜 보며 응원을 했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었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개최되었고 아쉽게도 1:2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준우승은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베트남이 AFC 주최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며, 동남아 국가가 아시아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축구를 사랑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 '항서 매직'을 불러 일으킨 박항서 감독의 스티커가 부착된 자동차의 모습

▶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박항서 감동의 노동 훈장 수여식 모습

이번 축구를 보며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항서 매직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는 것입니다. 축구가 끝난 지금까지도 많은 가게와 자동차는 박항서 감독과 대표팀의 사진을 걸어 둘 만큼, 그를 국민 영웅처럼 생각하는 베트남사람들을 보며 같은 한국인으로서 괜스레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며 국가적 영웅으로 떠올랐고, -베트남 우호 관계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박 감독이 최고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고 치켜 세우며, “박항서 감독의 쾌거는 수십 번의 형식적관례적 정상외교보다 훨씬 성과 있는 외교적 성과"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이 덕분에 한국의 이미지도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기에,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기적과 같은 결과로 베트남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준 베트남 축구팀의 놀라운 발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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