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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손바닥에 새겨진 그의 인생

 
손바닥에 새겨진 그의 인생
 
 
DR콩고 고운환 P.M
 
 
 
흔히들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의 굴곡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저희 KVO 말라리아 센터에서 야간 경비 근무를 하는 조엘 씨의 손을 통해 그의 지나온 삶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경비원 조엘 씨와 악수를 할 때마다 제 손에 닿는 그의 손은 마치 돌처럼 딱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가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은 모르지만 맞잡은 손바닥을 통해 지나온 삶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운환 손~  조엘 손~ ]
 
조엘 씨는 어릴 적부터 광물 캐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광물이 풍부한 나라인 만큼 많은 DR 콩고 남자들은 어렸을 적부터 광물 캐는 일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어느 날 조엘 씨는 삽 하나로 10m이상 땅을 파 내려가 광물계의 산삼인 다이아몬드를 발견했고,
이것으로 인하여 행복한 가정과 집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광물을 캐기 위해 장기간 다른 지방에 가는 일이 잦았던 조엘 씨는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텅 빈 집에 아이들만 남아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의 부인이 그가 장기 외출한 사이 모든 가재도구와 돈을 가지고 집을 나가버린 것입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는 큰 절망에 빠졌지만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장기간 떨어져서 일해야만 하는 광물 캐기는 잠시 접어두고,
현재까지 마을에서 소소한 일자리를 찾아 다니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조엘 씨의 삶이 참 파란만장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거칠어져 돌처럼 단단해진 그의 손바닥은
그가 지나온 삶의 역경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늘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단단한 부성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웃음이 많은 그는 저와 손바닥을 비교한 후부터 저보고 아기 손바닥이라며
‘진짜 사나이’가 아니라고 장난을 치곤 합니다.
 
저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유쾌한 조엘 씨를 보고
겉은 단단하지만 그 속은 아주 따뜻한 사람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조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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