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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강도보다 무섭다는 나이로비 '교통체증'_케냐 김혜진 봉사단원

강도보다 무섭다는 나이로비 “교통체증”
 
케냐 봉사단원 김혜진

 
▲케냐의 교통체증
 
 ‘아프리카’하면 먼저 흙바닥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경제수준이 비교적 높은 케냐, 특히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소득 수준 및 개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경제상황에 맞게 도시에 자동차 수요는 점점 늘어나지만, 도로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편입니다.
 
▲시내에 설치된 신호등
 
전기 공급이 부족하여 도로에 신호등을 설치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시내 몇 곳에만 신호등이 설치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인식 문제인지, 무단횡단은 경찰관 앞에서도 자연스레 이루어집니다.
또한 보행자나 운전자가 신호를 지키기보다는 서로 피해 다니기에 급급합니다. 
평소 자동차로 5-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교통체증이 시작되면 1시간이 걸릴지 2시간이 걸릴지
대중교통(버스, 택시) 베테랑 운전기사들도 확신을 하지 못합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 아슬아슬한 나이로비 운전

 
자동차가 너무 많다는 저의 불만에 대해,
평소 제가 자주 이용하는 택시기사 제임스씨는 ‘교통체증은 자동차가 많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도로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서울과 단순히 비교만 해보아도, 자동차 이용량은 서울이 훨씬 더 많겠지만 체감 교통체증은 나이로비가 더 심한 수준입니다.
 
교통체증이 단순히 출근시간, 퇴근시간 등 특정한 시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날그날, 매 순간마다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코리안타임’ 보다 심한 ‘케냐타임’이 존재합니다.
약속시간에서 30분, 심할 경우 1시간 ~ 2시간을 넘기기도 합니다.
교통체증이 심하면 그만큼 일찍 나서는 한국문화와 달리, 케냐는 약속시간에 늦는 것을 자연스레 용인하는 분위기입니다.
케냐에서의 봉사단 생활 5개월이 다되어가지만, 아직도 케냐에서 길을 건너는 것이 어렵습니다.
케냐생활의 처음처럼 소리를 지르지는 않지만,
길을 건너려는 사람을 보고 더 빨리 달려오는 자동차를 볼 때마다 무서움과 화가 납니다.
또한 교통체증으로 버스나 택시 안에 멈춰있을 때, 지루함도 여전합니다.
언제쯤이면 케냐의 나이로비 사람들처럼 현지 교통상황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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