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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티오피아 방문기-그곳에서의 그들과 함께 느꼈던 에티오피아.

그곳에서의 그들과 함께 느꼈던 에티오피아
 
 
 
ODA인턴 김나래
 
아프리카.
나에게 아프리카는 무엇보다 뜨거운 대륙이다.
[아프리카 Botswana에서]

3
년 전
뜨거운 대륙에 처음 발 내딛을 때에는 한껏 기대와 흥분에 가득 차 있었다.
아름다운 바다와 넒은 초원, 깊은 푸른빛의 하늘, 그리고 곳곳이 보이는 야생동물들 까지.
그때에 나는 분명 아프리카 그 과 교감하였다.
 
좋은 기회로 KVO ODA인턴으로 일하면서 매일 수십 수백장씩 현지 사진들과 영상을 만지면서 내가 느꼈던
아프리카 땅+ ’사람들이 되어 이제야 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 KVO 사업장에 방문하다.
 
길고긴 여정 끝에 도착한 에티오피아는 바람부터 익숙한 그때 그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세상에.. 다시 올수 있을 거라 전혀 생각 못 했던 아프리카에 다시 오게 될 줄이야!!
이번엔 마음껏 느끼고 올 것이라 다시 한 번 다짐하고 열흘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디스아바바 Addis ababa는 무엇보다 역동적이었다.
[아디스아바바 Makato 시장]
 
파란색 낡은 미니봉고택시와 자동차들이 경쟁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사람들은 여기저기 바쁘게 걸어 다녔다.
시내의 제일 큰 시장은 하루 30만명이 왔다 간다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듯 빽빽이 들어선 가게들이 끝이 없이 이어졌다.
특히나 창문을 열면 낡은 자동차의 매캐한 냄새가 내가 아프리카에 왔구나 다시 한 번 더 느껴지게 만들었다.
 
쿠유 Kuyyu로 가는길.
아디스아바바에서 쿠유로 가는 길은 정말 전에 내가 가본 아프리카와는 전혀 달랐다.
끝없이 이어진 초원이 아닌!! 굽이굽이 산과 들이 가득한 꼭 스위스의 알프스 같았다.
그래서 알아보니! 역시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대륙의 스위스라고 한단다.
 
[건기가 시작된 산과 들판]
 
쿠유 Kuyyu 에 도착하였다.
작은 마을. 정말 시내라는 도로는 500m도 안되어 보이고 정말 내 책상만한 구멍가게가 줄줄이 붙어있었다.
[쿠유의 아침-학생들의 분주한 등굣길]
 
각색의 교복을 입은 아이들은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고, 물통을 지고 가는 꼬마아이들은 우리가 신기한지 연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우릴 구경하듯 지나갔다.
 
 
하늘이 어둑해질 무렵 서둘러서 KVO 솔라랜턴(태양광LED랜턴) 수혜마을에 들어갔다.
자동차 천장에 머리를 찧을 듯한 점핑을 하며 엄청난 비포장 길을 거쳐 산속 작은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 초입에 꼬마 아이들이 우릴 보고 코리아!!“라고 외쳤을 때의 그 전율이란!!!
그 어떤 나라를 가도 차이나!!”는 들어봤어도 코리아!!”는 처음이었다.
 
눈물이 울컥 나오려고 하는데 어느새 동네아이들이 떼로 몰려와 우리를 반겨주어 정신없이 아이들과 뛰어다니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었다.
이런 관심과 사랑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던 때에 어느새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둑해지니 아이들이 하나 둘씩 집에서 솔라랜턴을 켜고 들고 나왔다.
 
! 정말 밝다!’ 아무것도 없는 까만 세상에 솔라랜턴 하나는 무엇보다 밝고 소중했다.

[솔라렌턴을 들고 있는 자매]
 
아이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코리아네 집을 찾았다.
코리아는 솔라랜턴 빛 아래 태어난 아이라서 이름을 코리아 라고 지은 아기이다.
 
코리아네 집을 걸어 올라가는 길은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 핸드폰으로 비춰가며 하마터면 넘어질세라 조심조심 코리아 집에 겨우 다다랐다.
사진으로만 봤었던 코리아는 어느새 많이 자라 솔라랜턴을 움켜잡을 줄도 알고 우릴 알아보고 웃기도 울기도 하였다.
 
[코리아와 코리아의 부모님]
 
코리아를 만나고 이제 쿠유의 작은 시내로 돌아가는 길.
칠흑 같이 어두운 까만 창문 밖을 보았다.
 
...
 
너무 어두워 까만 하늘과 땅이 구분이 거의 되지 않았지만 하늘과 땅을 구분 할 수 없었던 더 큰 이유는 하늘에도 별이 빛나고 땅에도 솔라랜턴 별이 반짝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본 하늘과 땅의 반짝거림을 그림으로 그려봄]
 
마을에서 그리고 각 수혜가정에서 솔라랜턴 빛은 차가 움직이는 방향에 사라졌다 나왔다 하며 더욱더 반짝거렸다. 결국 내가 들고 간 카메라가 이 장면을 담아 내지 못함에 한탄하며 그 여운을 가슴에 담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웃는다.
 
우리 매스컴 속의 아프리카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았다.
황무지에 아파서 죽어가는 아이들,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몇 일간 지낸 쿠유에서의 숙소는 물도 자주 끊기고 전기도 정전되기 일쑤였다.
불편함을 호소 할 곳도 없었고 해결 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쿠유 거리를 바라보았다.
거리에 아이들의 반 이상이 물통을 지고 다녔고, 밤에는 불빛 없이 걸어 다녔고, 아침마다 숙소 앞에는 숙소손님이 남긴 음식을 얻으러 오는 아이까지 있었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 그들에게는 사치였을 정도였다.
[물 긷는 아이들과 파란교복의 고등학생]
 
나는 3년 전 아프리카에서 나를 보기만 하면 구걸하는 아이들이 미웠었다.
내가 가진 아프리카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그들이 자꾸만 방해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에 나는, 그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 느낀 아프리카는 너무나 달랐다.
내가 웃으면 따라서 웃어주는 아이들,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좋아서 까르르 넘어가는 아이들,
손 한번 잡자며 조그만 손을 내미는 아이들.
인사를 하면 더 큰 인사를 해주는 동네사람들, 구멍가게 청년은 벌써 나를 알아보며 가격도 깎아준다.

[어느새 친해져 Friend! 라 외쳐주는 구멍가게 청년]
 
이렇게 이번 에티오피아 여정 속에 정들어버린 사람들을 남겨놓고 돌아가는 길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에티오피아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희망이 보이고 밝았다.
무엇보다 힘차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었고 여러 다양한 도움을 기반삼아 일어서고 있었다.
 
아프리카는 웃는다.
 
그리고 희망찬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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