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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나만의 중간 점검_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보내온 소식

 
나만의 중간 점검

봉사활동이라고 하여 항상 도움을 받는 현지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아니다. 때론 질타와 온갖 비난을 듣기도 하는 것이 NGO 활동이다. 일반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기 때문에 환영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우리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해준다.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지 ‘惡(악)’은 존재하는 것 같다. 그 ‘惡(악)’이라 함은, 다양한 형태와 방향이 있겠지만 내가 겪어 본 것은 매우 단순하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현지에서 NGO 활동에 대한 의미를 쉬지 않고 알리고 있지만, 현지인들은 NGO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자신들의 생활 한 부분에 개입하여 매우 큰 자금(현지인들의 입장에서는 커 보일 수밖에 없다.)을 가지고 물질적 도움을 주는 단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이것은 지극히 1차원적인 관점에서의 인식이다. 이에 대한 부분은 현지인들을 탓할 수 없다. NGO들이 실제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식 그 자체가 아닌 그 결과에 있다. 단순한 인식으로 인해 NGO를 ‘돈’으로 밖에 안 본다는 것이다. 즉, 그런 인식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체들(현지인들)은 NGO 활동을 돈 벌 기회로 밖에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이는 짧게나마 활동을 하고 있는 내가 현지에서 지금까지 느낀 점 중 하나이다. 안타까워 할 여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워할 시간에 우리 활동의 참 의미를 현지인들에게 어떻게 정확히 심어줄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현재의 활동만 열심히 지속한다고 하여 현지인들이 언젠가는 참의미를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단순한 언론 홍보로는 충분치 않다. 길거리 홍보도 현지 사정으론 쉽지 않다. 정부기관과의 협력은 솔직히 기관들끼리의 협력으로 끝나고 만다. 그리고 정부기관들도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해 외부 기관에 대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물론 KVO는 정부기관과 여러 번 접촉을 하고 모임을 가져 어느 정도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 또한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헤쳐 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하여 현지인들의 인식 변환을 위한 통로만 찾으면 되는 것도 아니다. 인식 변환을 시킬 수 있는 알맹이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로써는 그 알맹이를 구체적으로 단정 지어 결론을 내릴 순 없다.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처음부터 최고의 알맹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신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그란 모양, 세모 모양, 네모 모양 등의 다양한 알맹이들을 결정해보고 맞춰 끼워보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현지인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적합한 모양의 알맹이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처음이란 것에 설렌다. 그리고 그 뒷면에 두려움이 항상 새겨져 있다. 두려움 없는 설렘은 없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이 설렘보다 크면 공포가 되고, 설렘이 두려움보다 크면 기쁨이 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서슴없이 시도를 한다. 설령 실패를 하게 될지라도 말이다. 두려움을 없애라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두려움이 없어질 순 없다. 잠시 설렘의 그림자에 가려 희미해질 뿐이다. NGO를 통한 활동이나 그 이외의 경로를 통한 봉사활동 모두 마찬가지이다. 첫 시작의 두려움을 설렘으로 덮어버리고 일단 시도해 보는 것이다. 소위 잘난(?) 사람들만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잘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깨버리자 !!  ^^
-  잘난 것 없는(?) 최명길 ODA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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