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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콩고민주공화국의 문화 그 두 번째 이야기

DRC(콩고민주공화국)의 문화 그 두 번째 이야기

2013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 된지도 어느새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이곳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C)은 12월 말부터 시작된 건기가 지속되면서 진정한 적도의 열대 기후를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기온계가 없어서 정확한 기온은 모르지만, 땀으로 샤워를 하고 다닌다는 것을 말씀드리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실 겁니다. 이런 무더위의 건기가 2월까지 쭉~ 이어진다고 하니 한국의 아이스크림이 그리워지네요. 이곳에서는 ‘비탈로’라는 빨간색의 음료수를 아이스크림 막대기에 얼려서 먹는답니다. 장사꾼들이 커다란 아이스박스에 그것을 넣어서 메고 다니며 판매를 합니다. 그 빨간 얼음 덩어리를 보면 옛날 한국의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이 생각나기도 한답니다. 가격은 매우 저렴한데, 시내에서도 정말 가끔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기시설이 좋지 않은 현지 특성상 그런 제품들은 만들고 보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내에서나 구매하여 먹는 사람들이 가끔 있지 시내를 조금 벗어나면 장사꾼이 없을뿐더러 사먹을 여력이 안 되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입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손쉽게 언제든지 사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지만, 이 곳 현지인들은 구경도 하기 힘든 상황인 것입니다. (더위 이야기로 간단히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는데, 결국엔 아이스크림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을 해버렸네요. )
 
오늘은 DRC 문화 그 두 번째 이야기, 삶을 짊어진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삶을 짊어진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삶의 무게에 있습니다. 사람마다 똑같은 삶의 무게를 가질 수 없을뿐더러 같은 형태의 삶을 가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누군가의 삶을 보고 듣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았을 수는 있어도 똑같은 삶을 살아오진 않았을 테니까요. (자꾸 서두가 길어져 머리가 커지는 느낌이네요. ^^;;)
 

 
위의 사진은 제가 새 진료소를 오갈 때 항상 보게 되는 모습입니다. 현지인들은 자신의 키보다 큰 지게(?)를 능숙하게 등에 이고 다닙니다. 저 지게에는 생계를 위한 여러 보물들이 들어 있습니다. 파인애플, 바나나, 방울토마토, 퐁듀(음식 재료) 등 먹을 것도 있고 대나무, 통나무, 숯 등 생활용품도 있습니다. 저 무거운 짐을 대부분 여성들이 사용을 합니다. 그리고 아래 그림처럼 끈을 어깨에 메지 않고 이마에 걸쳐서 목의 힘으로 들고 갑니다. 보기만 해도 머리와 목이 아플 것 같습니다.
 
 

나무줄기로 지게를 만들어 사용을 하기도 하지만 보자기를 가지고 이마에 걸쳐서 짐을 나르기도 합니다. 목의 힘이 장난 아니겠죠? 그리고 이마로 지게를 짊어져야 하는 특성상 길을 가면서 앞사람의 발뒤꿈치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사를 건네면 눈을 마주치기 위해 얼굴을 드는데 상당히 힘들어 합니다.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서로에게 즐거움일 수는 있어도 짐을 짊어진 사람에게는 고통이 따르기도 합니다. 가끔은 저런 분들에게 인사를 할 때 제가 자세를 조금 낮추기도 한답니다. 그러면 몸은 힘들어도 표정 만큼은 매우 밝게 저의 인사를 받아줍니다.
 
보자기 형태의 짐 이외에도 머리 위에 짐을 바로 이고 다니는 사람도 많습니다. 아래 사진은 4 남매가 머리 위에 퐁듀라는 음식 재료를 이고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손으로 잡지도 않고 매우 요령 있게 중심을 잡으며 지나갑니다.
 


위에서처럼 어린 아이부터 나이 드신 할머니까지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각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짐의 무게는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짊어집니다. 물론 개인보다는 가족들을 위한 짐이 대부분 일 것입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보다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저 짐의 무게가 몸은 무겁게 할지언정 마음은 가볍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지에서의 KVO 활동이 그 가벼운 마음에 가벼운 몸과 발걸음을 보태주어 언젠가는 지친 현지인들의 몸이 깃털처럼 가볍게 되리라 희망합니다. 
- 삶의 짐꾼 최명길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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