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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다양한 가능성의 땅 - 콩고민주공화국 생생칼럼

다양한 가능성의 땅
콩고 민주 공화국 ODA 인턴 신희철
 
많은 한국인들은 많은 시간을 외국어 공부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유치원생부터 시작하여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젊은이들 회사가 끝나고 저녁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하는 직장인들까지 외국어 능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어 공부는 저에게 큰 부담이었지만, 처음으로 외국 생활을 하면서 외국어 공부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콩고 민주 공화국은 국가 공용어인 프랑스어를 제외하고도 kiswahili(스와힐리 어), lingala(링갈라 어), kikongo(키콩고 어), tshiluba(칠루바 어) 등 4개의 반투어가 교통어(Vehicle languages) (아프리카 내부의 어떤 역사적인 과정이나 정부의 정책이나 행정적 목적 혹은 언론이나 초등교육, 식민지 시절의 기독교의 전교 활동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종족이나 생활권 중심의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서 광범위한 지역에 보급되어 사용되는 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특정 지역이나 부족에서만 사용되는 지방어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콩고 민주 공화국의 사람들은 4개의 반투어 중 하나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며, 프랑스어로도 회화 생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자유롭게 쓰고 읽을 수 있는 계층은 한정되어 있었으며, 대부분 엘리트 계층이었습니다. 게다가 벨기에 식민 지배 시절부터 독립 초기까지 관공서의 대부분의 문서들이 프랑스어로 기록되어 있었기에 프랑스어는 지배 계층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콩고 민주 공화국민들에게 계층간 지식 전달의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1970~90년대 대통령이었던 모부토 세세 소코는 1960년 독립 이후 프랑스어 중심의 콩고 민주 공화국에 국가적 정체성을 강조한다는 명분으로 지방어들의 발전을 지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벨기에 식민 지배 시절 벨기에 황제 레오폴드 2세의 이름을 딴 레오폴드빌(leopordville)은 킨샤사(Kinshasa)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탐험가 스탠리의 이름을 딴 도시 스탠리빌은 키상가니(Kisangani)가 된 것입니다. 이런 도시들의 지명뿐만 아니라 교통어들을 학교에서도 반드시 교육하게 하면서 지금은 프랑스어와 교통어들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국가 안에서 지역마다 다른 언어가 쓰이고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와 공용어가 다름으로 생기는 악영향이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언어를 교육하고 습득하면서 상대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많은 콩고인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단일 문화에서 살면서 편리한 점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나 혹은 우리와는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한국 사회를 보면서 강을 경계로 언어가 나누어지고, 공용어(프랑스 어)와 일상어(4개의 교통어)로 교육받는 콩고 민주 공화국의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세계를 접하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화가 모든 사람이 아침마다 good morning을 말하고 청바지를 입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를 몰 개성화시키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에 아직 휩쓸리지 않은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 이것이 다른 방법의 원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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