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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DR콩고에서의 한해를 돌아보며...

연말결산 _ DR콩고에서의 한해를 돌아보며
콩고 민주 공화국 ODA 인턴 신희철
 
2012년이 이제 한 주 남짓 남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바쁜 연말 키상가니에서 지낸 반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던진 자문자답입니다.
 
-문 : 키상가니에서 지낸 기간은 얼마나 되었습니까? 키상가니에서 하루 일정은 어떤가요?
 
-답 : 2012년 5월 23일 키상가니에 도착한 이후 약 7개월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나고 보면 너무나도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간 7개월이네요. 매주 작성하는 주간 보고서의 번호가 30번이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키상가니에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아직도 위험 지역인 동부의 고마 지역에 비하면 안전한 키상가니이지만 야간에 외출은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저녁 시간이 짧은 편입니다. 오전 8시에 모든 관공서 및 상점들의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아침형 인간이 되어 갑니다. 오전 일찍 진료소에 나가 입원 환자 현황 및 야간의 특이상황을 살피고,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기록합니다. 사무실로 돌아와서는 그날의 업무에 따라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거나 모토 택시를 타고 외부로 나가기도 합니다. 다시 오후 3시 30분이 되면 진료소로 가서 하루 중에 있었던 일을 듣고 직원들의 퇴근을 확인한 후 사무실에 돌아와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 : 최근 콩고 민주 공화국의 동부 지역 교전에 대한 소식 및 KOTRA의 무역관 개설로 인해 콩고 민주 공화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도 낯선 지역입니다. 직접 체험하고 있는 콩고 민주 공화국은 어떤 모습인가요?
 
-답 : KOTRA의 무역관 진출로 인해 한국에도 콩고 민주 공화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이 매우 기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바라본 콩고 민주 공화국은 깊은 중병을 이겨내려는 환자 같이 느껴집니다. 오랜 내전과 경제적 혼란으로 아프리카 중앙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입니다. 수도인 킨샤사와 동부주의 중심도시인 키상가니만 해도 서로 다른 법과 문화가 있어 같은 나라라는 동질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정비되어 있지 않은 도로, 잦은 비에도 불구하고 전무한 하수 처리 시설 등 부족함이 많지만, 최근 수도 킨샤사를 중심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목격하였기에 콩고 민주 공화국의 앞날에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 : 키상가니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답 : 제가 생각했었던 어려움에 비해 키상가니의 생활은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안전한 치안과 외국인에게 대한 불신감이나 적대감도 없기 때문입니다. 적도에 위치하였기에 더위 및 위생에 대한 걱정도 많이 했지만, 쾌적한 숙소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사고를 가진 콩고 사람들과 생활하고 일을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다툼 등이 가장 저를 지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은 사람에게 치유를 받는 것 같습니다. 언제가 매우 지친 상태로 진료소 앞에 앉아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평상시 같았으면 저를 놀리고 도망치는 진료소 앞의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서 저를 기쁘게 해주려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고 울컥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자신보다 더 작은 동생들을 데리고 진료소에 와서 돌봐주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내가 아프리카까지 온 이유를 처음의 마음가짐을 다시 떠오르게 됩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모두 올 한해를 되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저 또한 난생 처음 Summer Christmas 를 보내면서 키상가니에서의 반년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가끔 몸과 마음이 너무 지칠 때도 있었지만, 올 한해를 다시 되돌아보며 내년을 준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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