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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귀요미 Dr. ABISA - 콩고민주공화국 생생 칼럼 9

귀요미 Dr. ABISA

 
항상 위엄이 넘치는 그는 우리 콩고민주공화국 KVO의 Director 겸 진료소 대장 주치의입니다. 현재 진료소의 모든 진료를 혼자서 담담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 달 평균 환자수가 1800명 이상을 육박하죠. (다른 주변 진료소, 병원의 한 달 평균 환자 수는 약 30~50명) 게다가, 콩고민주공화국 KVO를 위해 Director로써 여러 대외 활동 및 업무까지 담당하여 보고 있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지만 손오공 같은 기질을 발휘하는지 모든 업무를 빈틈없이 처리합니다. (가끔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듭니다..^^;;)
 

 
우리의 Dr. ABISA씨의 겉모습을 묘사하자면 이렇습니다. 키는 현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185cm 이상이고 몸매는 Top 모델 급으로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을 정도입니다. 저희와 이웃사촌이어서 가끔 ABISA씨의 가족들을 보는데, 손자 또한 어린데도 불구하고 키가 매우 큽니다.
하루는 진료소 가는 길에 뒤에서 ABISA씨의 워킹을 본적이 있는데, 조금(?) 과장해서, 저는 광활한 아프리카 땅 위에서 자연을 벗 삼아 런웨이가 펼쳐지는 줄 알았답니다. 그 훌륭한 몸매(일명 기럭지)로 어느 세계적인 모델도 따라 할 수 없을 것 같은 특유의 워킹을 선보일 때면 등에 ‘나 모델임’이라고 적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상과 같은 업무량에 대한 처리 능력과 겉모습을 봤을 때, Director로써의 위엄은 그 높이를 한층 더 합니다. 하지만 그 위엄 속에 반전의 모습을 갖고 있으며 아주 가끔 저희의 눈에 그런 모습들이 보입니다. 일례로, 천둥 번개와 함께 비가 매우 많이 내리던 하루였습니다. 진료소에서 저희는 ABISA씨와 몇 가지 안건을 두고 회의하는 중이었는데, 천둥이 귀가 아플 정도로 크게 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ABISA씨는 그 넓은 어깨를 반으로 종이 접듯이 접으며 양 검지를 고막에 닿을 정도로 귀에 넣고 이마가 테이블을 만날 듯이 움츠려들었습니다. 저희는 놀라기는 했지만 약간의 감탄사로 그쳤을 뿐인데 우리의 ABISA씨는 천둥이 무지 무서웠나 봅니다. 그 움츠린 모습은 마치 멋진 소년 앞에서 여린 소녀가 연약함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순간 그런 ABISA씨를 안아주며 불안감을 날려 보내 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체격이 건장하여 항상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았던 ABISA씨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무척 귀엽기도 하고 반가웠습니다. 약점을 알았다기보다는 또 다른 모습을 봤다는 것이 한층 ABISA씨와의 거리를 좁혀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도 천둥이 심하게 칠 때는 한번 안아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귀여운 모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가끔 저의 개그로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은 여느 귀여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 같기도 합니다. 웃는 모습을 묘사하자면, 유난히 하얀 덧니를 드러내고 윗몸 일으키기를 하듯이 상체를 접었다 폈다하면서 특유의 맑고 청아한 웃음소리를 약 3옥타브까지 올립니다. (소리는 들려줄 수가 없어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럴 때 보면 웃음바이러스가 주위에 퍼져 어느새 모두가 상체를 접었다 폈다하며 복근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ABISA씨를 통해 단련된 복근을 공개할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Director로써의 위엄과 느리지만 빈틈없이 처리하는 섬세한 업무 능력, 그리고 그 위엄 속에 숨겨진 여린 소녀 같은 모습과 돌고래 못지않은 청아하고 맑은 웃음소리는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듭니다. 여러분도 이런 사랑을 한번 느껴보고 싶지 않으세요? ^^
 
- 리더를 사랑한 어느 한 직원이..(ODA인턴 최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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