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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티오피아, 먼 곳에서 KVO 봉사활동을 위한 생활을 시작하다

 
아디스 아바바로 들어와 일하기 시작한 지도 벌써 일주일이다. 시간 참 빠르다. 여전히 전기, 물과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지만, 이것마저도 익숙해지고 있다. 가끔 전기가 나가도 그런가 보다, 하는 마음이 생겼고. 이사한 집 샤워기에 문제가 있어 일주일 째 찬물로 샤워하고 있지만 그것도 아무렇지도 않다. 사실은 고장난 샤워기를 아예 뽑아가서, 바가지로 물을 퍼서 샤워하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도 꼭지를 이용해 아침마다 냉수 샤워를 하고 있다. 고쳐달라고 말한 지 일주일이 되가고, 벌써 기술자들이 집에 몇 번을 왔다 갔는데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옆집에 사는 주인 아저씨, 아줌마는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할 뿐. 내가 굳이 "언제 올거냐", "몇시에 올거냐"고 물어야 그나마 약속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아마…단 한 번도 약속한 시간에 온 적은 없다. 암튼 난 지금 일주일 째 찬물로 샤워중이다 하하. (*샤워기는 그 후 2주 만에 고쳐졌으나, 그 후로도 한 달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 집에 문제가 너무 많아서 엄청 스트레스 받고 있는 중..)
 
인터넷을 못 하는 건 좀 답답하긴 한데, 아직까진 참을만 하다. 에티오피아 인터넷은 우리나라 와이브로 같은 USB 모뎀을 매번 충전해서 써야 하는데, 얼마나 느리냐면… 오늘 친구에게서 300kb 짜리 문서 파일을 네이트온으로 받는데, 10분도 넘게 걸렸다. 한국이었으면 10초면 됐을 문서파일을 무슨 동영상 파일 받는 마음으로 받아야 했다.
 
음식은 괜찮다. 사실은 되게 맛있다. 친구가 에티오피아 인제라 맛이 고약하다고 했다는데, 난 잘 이해가 안 간다. 난 너무 맛있는데? 오직 고통스러운 게 있다면, 르싸누씨와 함께 먹거나 지부장님 댁에 초대 받았을 때 예의 차리느라 좀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살짝 질린 정도? 여기도 손이 엄청 크고 서로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문화라, 현지인 집에 초대받아서 배부르다고 적당히 먹으면 혼난다. 특히 르싸누씨는 "블루~ 블루~" 하면서 막 손으로 먹여줄 정도로 조금 압박을 주셔서.. 그럴 땐 꼭 지나치게, 거의 토할 때까지 먹곤 했다. 그럴 땐 좀 질리긴 했는데, 그래도 며칠 지나고 나서 인제라 먹으면 또 되게 맛있게 먹는다. 이제 손으로 먹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서, 집에서 한국식 밥을 해도 자꾸 손부터 간다. (* 지금은 적당히 먹고 '바까'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아 인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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