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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내일을 위한 헤아림

내일을 위한 헤아림
 
KVO 케냐 지부 파견 봉사단원
이지선
 
경제 전공자인 나는 개발경제 및 지역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2008년 한국국제봉사기구(KVO International)의 국제개발협력팀에서 활동하였다.  2009년 3월부터는 해외원조협의회NGO파견 봉사단원에 소속되어, KVO 케냐지부 (Nairobi, Kenya) 행정직 자원봉사자로서 파견되어 봉사하고 있다.

수혜자 관리 데이터베이스 구조 설계 및 시스템 정착, 수기 파일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그룹 메니지먼트 계획 등은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아프리카지만 사무실에서 하는 일은 현지어인 스와힐리어 혹은 루오어를 대할 때가 있다는 것 외에는 다를 바가 거의 없다.  다만 사무실 설치를 위한 사소한 비품 구입을 위해서 외국인인 내가 열심히 다리품을 팔아서 일을 처리하고 돌아오면 사무실에 있는 현지 직원으로부터 내가 다녀온 지역은 현지인들도 위험해서 되도록이면 가지 않는 지역이라는 설명을 듣는 헤프닝이 종종 있다.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내가 실제로 겪게 되는 어려움은 상황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온다.  KVO의 모든 사업이 있는 키수무(Kisumu, Nyanja Province, Kenya)  현장일과 내가 맡게 되는 나이로비에서의 행정업무 처리 과정, 또 이를 한국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상황적 어려움인데 그 바탕에는 지방과 도시간의 개발 차이 및 문화의 이해 차이가 있다.
한 예로 KVO의 급식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고트마타르(Got Matar, Kisumu, Kenya) 마을의 진행된 회의록을 기간 내에 한국 본부로 송부할 것을 지시 받아, 이를 처리 하는 과정에 근 1개월이 소요 되었던 적이 있다.  루오부족 언어로 진행 된 회의의 회의록을 시내로 가지고 나가 번역가에게 의뢰하여 영어로 번역하고, 이렇게 번역 및 수기로 작성 된 문서의 워드작업을 위하여 타이피스트에게 의뢰, 마지막으로 마을 촌장의 직인을 받고 다시 전기가 있는 시내로 나와 이를 이메일 및 우편으로 발송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데, 이 모든 과정을 처리하기 위한 사무실들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나이로비 사무실의 현지인 스탭들 조차도 마음을 졸이게 하였던 이 과정은 케냐 내의 지방과 도시간의 차이 및 부족주의가 가지게 되는 단점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8월의 나이로비는 아직 겨울이다.  7월의 한겨울이 지나고 우기가 시작되어야 할 때인데 올해는 비가 아직 오지 않고 있으니 정기적인 단수와 정전이 단행된다.  아프리카에서의 겨울이라고 해봐야 한기가 도는 정도이지만 건물 내에 난방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기에 더 춥게 느껴진다.  이 정도의 한기에도 두꺼운 양말과 장갑을 찾아 무장을 하고 코를 훌쩍이며 책상에 앉아 근무를 하고 있는 나 자신에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이 추위에도 병들고 고생 할 대다수의 현지인들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케냐로 파견을 나온 지 어느덧 다섯 달을 넘어서고 있다.  케냐 후선거 폭동(Post-Election Violence)  중에도 홀로 KVO 케냐사업을 현지에서 이끌어오신 로즈 올렌데(Mrs. Rose Arungu-Olende, Coordinator/Secretary, 케냐인)지부장님을 잘 보좌하여달라는 하성수 총재님의 당부와 함께 나는 KVO 케냐지부의 사업 데이터 및 업무의 체계를 조직화하여 정착시키고, 또한 케냐지부의 사업진행의 현지관리를 도와 본부의 전체적인 사업에 효율성을 높이는 목표와 이를 통하여 지역 및 주민에 발전을 일으켜 자생을 돕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 그리고 섬기는 마음을 가지고 케냐에 왔다.  답답한 현지 일 처리에 섬김보다는 화를 담은 때가 많았던 마음을 추스려야겠다.  한 달 후에는 같지만 새로운 것을 볼 것이다.  열두 달 후에는 어떠한 계획을 그리고 있을까!  기대가 된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주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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