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시키는 봉사활동
KVO울산법인사무국 봉사자, 성광여고 3학년
임이경
2007년 갓 고등학교에 올라왔던 내 눈에 들어 온건 KVO Youth 신입생모집 안내문. 예전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올라오면 열심히 공부만 하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고민도 잠시. 나는 교내 동아리 외의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고,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주저 없이 신청서를 냈다.
나의 첫 Youth활동은 재활원에서 장애인 친구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활동을 했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나와 짝이 된 친구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할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Youth 단원들은 재미있게 노는 것에 비해 나는 쑥스러워 말 한마디 걸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이날 얼굴이 빨개진 채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 이었다. 이 일은 나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의 부족함과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경험을 쌓다보면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더욱 발전해 나가리라’는 결심을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해왔다.
작년부터는 중구복지관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처음엔 역시 쉽지 않았다. 버둥대며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장애우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마치 나의 동생, 오빠, 가족처럼 그리고 나를 향해 웃어줄 때, 나를 기억해 줄 때 너무 행복했었고, 내 손을 잡아줄 때 그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내가 위로 받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수능을 앞두고 있어서 당장은 장애우 친구들을 볼 수가 없지만 기분이 울적할 때는 그들의 웃는 모습을 꺼내어 본다. 이 모든 추억들이 힘든 고3 생활을 지탱해주는 것 같다.
나는 그 동안 KVO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눈과 마음을 넓힐 수 있었고, KVO 사무실에서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듣고 빈곤퇴치 그림전시회, 저금통 만들기 등에 참여하면서 국제봉사에 대한 꿈도 생겼다. 또한 Youth활동을 통해 작은 일에도 기쁨과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한 봉사활동 보다 더 많은 보람을 내가 얻어 가는 것 같다.
2년간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가끔 들었다. 다른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할 시간에 봉사활동 하는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나는 물론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감정들을 나를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경험들을 할 수 있었으니까.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대학교에 가서도 KVO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