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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봉사 4년을 되돌아보며….

[봉사자story]
 
자원봉사 4년을 되돌아보며….
 
자원봉사자
이 병 건
 
 
한국국제봉사기구를 들려 작으나마 봉사활동을 하며 지낸 지가 4년쯤이 된 것 같다. 4년 전의 그 무렵을 생각해 보면, 이곳에서 하시는 여러 사업들이 복지라는 분야를 모르는 나로서는 매우 생소하고 황당하게만 느껴지는 개인이기도 했음을 우선 고백해 본다.

배고프고 어렵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우리 국내에도 많기만 한데, 20여년전부터 멀고 먼 남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등 피부색깔도 언어도 전혀 틀리는 생판 모르는 타국 어린이들의 의식주나 건강과 교육을 걱정하고 챙기는데 애 쓰고 있는 이 분들의 진정한 인류애적인 정신을 나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까.....
어쨌거나 그간에 다소의 세월이 지나갔고, 가끔씩 KVO의 방문이나 차량봉사 등 조금씩 활동에 참여하면서 나 자신의 초창기 의구심들도 자연스럽게 무뎌져 있음을 느낀다.

어린 시절 6ㆍ25동란의 상흔과 아울러 가난과 배고픔을 몸으로 겪으면서 성장한 사람으로서
그 무렵 유엔 국가들의 끊임없는 원조 물품인 밀가루, 우유, 옥수수 등과 각종 헌 옷이나마 원조물품이 없었다면, 아마도 내 연령대의 나이 든 세대들이 지금껏 건강하게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라는 막연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아직껏 고이 간직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국제봉사기구에서 하는 사업들에 아주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었
다는 부분에 늦게나마 약간의 뿌듯함도 다소 느끼는 게 사실이며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헐벗고 굶주리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까? 또한 돌이켜 40여년  세
월동안 우리 국내 주변의 삶을 둘러보면, 너무도 빠른 국가의 발전과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국민생활이 윤택해지는 등의 매우 좋아진 점이 많이 있었지만, 급격한 변화에 따르는 크고 작은 부작용과 역기능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리라.

일반 서민들의 삶이 윤택해지면서 전래되어 오던 이웃 간의 인심이나 도톰한 정들이 가늘어
지기도 하였고, 아파트의 평수나 타고 다니는 승용차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사회적인 의식이나 현상에도 아쉬움이 매우 크기만 하다.

우리네 세상살이란 항상 내 주위와 더불어 즐거이 살아가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며 잘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이제부터는 지금처럼 너무 바쁘고 빨리만 가려는 삶이 아닌, 달밤의 소 달구지 위에서처럼 천천히 걸어가면서 은은한 달빛, 별빛을 즐기고 풀내음을 맡고 그동안 못 들어보던 들새 소리에도 기뻐하고 관심을 가지며 주변의 여러 동행자들과의 여유로운 행보가 되도록 항상 마음의 문을 열고 가능한 가벼이 비우려는 자세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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