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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베트남의 구정




베트남의 구정



베트남 김단희 단원

 
 

안녕하세요?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김단희 단원입니다.  구정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베트남에서 구정을 보냈습니다. 해외에서 보내는 첫 구정이라 나름 기분이 설렜는데요, 무엇보다 기나 긴 베트남의 구정이 반가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베트남의 구정은 보통 10일 이상이고 학생들은 연휴를 전후로 2주 정도 더 쉬어서 4주 간의 방학을 갖는답니다.  그래서 한동안 못 볼 12군 학교 학생들과 연휴 마지막 수업 시간에 따뜻한 포옹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긴 연휴 기간 동안 저도 호치민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는데요, 달리 말하면 호치민을 조금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그 동안 몰랐던 호치민의 모습에 요즘 베트남이 더욱 좋아지고 있습니다.  조금 지쳐 숙소에 돌아오게 될 때 우연히 보게 되는 해질녁 노을, 보랏빛과 오렌지빛이 하늘을 가득 메운 모습을 보면 신비롭기 그지 없습니다. 아침에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과 새 소리도 기분을 좋게 만들고요. 쉬는 동안, 놓쳐왔던 일상을 바라보니 베트남은 저에게 훌륭한 자연경관과 사색의 시간을 마음껏 주고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놓치지 말고 제 걸로 받아들여야겠다 생각했답니다.
 
 베트남이 좋아진 이유 중에는 베트남인들의 따뜻한 마음도 한 몫 합니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열린 12군 학교의 해례회에서 아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학교에서 모든 선생님과 직원들에게 새뱃돈을 나눠줬는데요, 새뱃돈을 직접 예쁜 봉투에 넣어 주는 베트남인들의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행운의 돈을 나무에 걸어두고 직원들이 뽑기도 합니다. 다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봉투를 집는데 봉투를 여는 순간 희비가 교차합니다. 어떤 선생님은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고 어떤 선생님은 아쉬운 마음이 얼굴 가득합니다. 다행이라면 꽝은 없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행운의 돈을 받고 봉투 안에 든 좋은 글귀를 곱씹으며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 주 주말에는 모든 직원들이 12군 기술학교 총장님 댁에 모여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겼습니다.  서로 챙겨주고 음식을 덜어주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정이 느껴졌는데요,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구석도 많은 베트남이 더욱 좋아지는 이유가 아닐까요?  

베트남의 기나긴 연휴도 끝이 나고 저도 다시 학생들과 만났습니다. 앞으로도 베트남은 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을 보여줄 듯 합니다. 또 다른 베트남의 모습을 보게 되면 이곳에 가장 먼저 알리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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