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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베트남 호치민에서 보내온 편지 Ⅱ

 
베트남 호치민에서 보내온 편지 Ⅱ
- 첫 수업 -
 
 
보낸이_ KVO 베트남 지부 김단희 단원
 
 
[ 개강식 축사 전하는 김단희 단원 ]
 
 
 
“앞으로 저와 함께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할 거죠?”
(우렁차게) “네~~~!!”
 
 
 12월 9일, 드디어 12군 중등경제기술학교의 한국어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수업 시작 전 간단히 열린 한국어 개강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모두가 씩씩하게 “네”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속으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어쩐지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이날은 첫 시간인 만큼, 제 소개와 학생 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리 학생들을 위해 스케치북에 제 소개를 적어갔는데 학생들이 흥미롭게 들어줬습니다. 10대 학생들의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 때문에 저도 아주 씩씩하게 제 소개를 하게 됐네요. 그래도 10대만의 수줍고 쑥스러운 성격에 못 이겨 자신들의 소개 시간에는 목소리가 콩알만 해지던 아이들! 그 모습 그대로 귀엽고 예뻐 보여서 저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나왔답니다. 게다가 제가 큰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해주면 좋겠다고 격려하면 또 그대로 잘 따라주던 착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자기소개를 들어보니 아이들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에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합니다. 몇몇의 아이들은 한국에서 일하고 싶고 한국어를 잘해서 통역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속 깊은 아이들입니다. 자기소개 시간을 통해 앞으로 한국어를 잘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을 또 한 번 더 하게 됐답니다.
 
 
 
 
 자기소개를 다 마치고 한국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항상 더운 베트남이기에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계절이 궁금할까 싶어 몇 가지 계절 사진을 준비해 갔습니다. 한국의 가을 사진을 보여주자 여기저기서 “우와”하는 탄성이 들립니다. 한국의 오색빛깔 단풍이 학생들의 눈에 무척 예뻐 보였나 봅니다. 겨울 사진을 보여주니 또 “오”라며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눈을 본 적 없는 아이들에겐 소복이 쌓인 눈이 신기해 보이지 않았을까요?
 계절 사진 뒤엔 한국의 N서울타워와 북촌한옥마을, 그리고 경희궁 사진 등을 보여 주었습니다. 다들 N서울타워에 걸린 수많은 자물쇠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한국의 모습 중에서 어떤 게 가장 인상 깊었는지 물어보니, 바로 한국의 가을과 N서울타워를 답했습니다. 한국인에게도, 베트남 학생들에게도 한국의 가을과 N서울타워는 아름답고 흥미로운 모습을 가졌나 봅니다.
 
 첫 수업은 한국 소개를 끝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직 10대인 아이들이라 조금은 왁자지껄한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모두 수업에 재미있게 임해주었습니다. 다음 시간부턴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어서 빨리 한글의 자모를 깨우쳐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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