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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고마운 나의 동료_DR콩고 고운환 PM

고마운 나의 동료

DR콩고 고운환 P.M
새로 들여온 침대의 페인트칠이 있던 날, 하루면 모든 것을 끝낼 줄 알고 시작한 작업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나무가 페인트를 흡수해 깔끔히 칠한 것 같아도 어느새 울긋불긋해져 버린 침대는 몇 번을 덧칠을 해야 그나마 나아질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하루로 잡았던 작업은 삼일동안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삼일 째가 되던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침대에 페인트를 칠하다 잠시 쉴 심산으로 KVO 말라리아 센터를 나갔다 다시 돌아 왔더니 함께 동행해준 행정원 벤자민 씨와 센터 관리인인 즐베르 씨가 붓을 들고 침대를 칠하고 있었습니다.
능숙한 솜씨로 쓱쓱 칠하는 모습에 그동안 페인트칠을 했던 내 모습이 초라해 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도와줄 때니깐 좀 더 쉬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페인트칠을 대신하고 있는 고마운 동료들

얼마 후 한참은 걸려야 할 것 같았던 페인트칠을 도와준 두 스텝들 덕분에 순조롭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고, 저는 페인트칠을 마무리할 때 까지 붓을 손에 잡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혼자 하지 말고 자신들과 “함께”하자는 말을 듣는 순간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함께”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했습니다. 사실 이곳 DR콩고 키상가니에 오면서부터 나는 도와주는 사람이고 이곳 사람들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컸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살면서 어느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 또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는 나는 도와주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도움을 받는 사람이며, 그렇게 함께 할 때 더욱 더 큰 가치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함께해준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더 나아가 어느 순간 operation(실행)만을 생각했던 저에게 봉사활동의 cooperation(함께 실행)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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