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속에 답이 있다
콩고 민주 공화국 ODA 인턴 신희철
어린 아이들은 이 세상의 모든 일들에 놀라움을 느끼고 궁금증을 가집니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많은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기 위해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자라면서 사회에 익숙해지고 세상에 적응해가면서 점점 질문을 하지 않게 됩니다. 잘 모르는 것도 아는 척 넘어가게 되고 답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없어지면서 수동적인 타성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런 회의적인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스스로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이러한 사고와 행동으로 답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부터 현재 제가 지내고 있는 콩고 민주 공화국의 키상가니 시는 낙후한 사회 기반 시설, 부족한 위생 관념, 정부의 정책 수행 능력 부재로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질병들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KVO 말라리아 진료소가 세워졌고 그 진료소 운영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가끔씩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까? 라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었습니다. 한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큰 혼란과 어려움 속에서 많은 부족함을 지닌 채 발버둥만 치는 것은 아닐까? 라는 회의감과 상실감에 빠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질문과 의문을 언제나 마음속에 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확신에 차서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남을 위한다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이것이 위선적인 행동인지 순수한 인간의 본성인지 자문합니다.
그렇게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얻은 것은 봉사하는 것은 노예가 되는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타인에게 봉사하고 도움을 줌으로써 자기 자신도 기쁘고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변하고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남이 보는 ‘나’는 물론 내가 보는 ‘나’의 존재에 자신감을 가지고 칭찬할 수 있게 된다면 부정적이었던 질문과 의문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나태해지거나 정체되지 않기 위해 질문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가슴에 담으며 콩고 민주 공화국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봉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