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어낸 나비효과- 사소한 것에 목숨 걸자.
-ODA인턴 김나래
오늘.
비가 주룩주룩 오는 목요일 아침입니다.
어깨에 묻은 한방울 비.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는 모여 모여 강이되고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물이 되겠지요.
이것이 바로 내가 마시고 씻고 쓸 수 있는 한컵의 물이 됩니다.
이런 소중한 사소함이 모여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듯이 한편으로는 나의 귀찮음과 무심함이 모여 생기지 말아야 할 나쁜 일도 생깁니다.
항상 우리는 물을 아끼자 전기를 아끼자 하면서
해야지, 또는 누군가는 해야한다고 떠밀거나 나중에 하지 뭐...하고 미루고 있지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쓰고 있는 이 풍요로움은 누군가의 결핍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누리는 혜택이라고...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와 혜택마저 저는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의 결핍이라고 봅니다.
특히 한정되어있는 자원을 쓰는 과정에는 분명히 우리가 누군가의 결핍을 촉진하거나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하였듯
우리가 돈을 내고 쓰는 물에 물이 고갈되어 쓰지 못하는 지역이나 사람들을 위한 비용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들까지 보살펴 가며 우리가 비용을 그들에게 주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하나.
'소중하게 쓰는 것' 입니다.
요즘에 매일 TV광고, 라디오 광고.. 여러곳에서 나오는 "물을 아껴씁시다" 라는 표현 보다, 저는 쓸때 '소중하게' 쓰자 입니다.
소중함 이란 우리에게 저절로 아껴 쓰게 만드는 어느 특정물에 대한 감정이라고 봅니다.
설겆이 할때, 손을 씻을때, 샤워를 할때, 물을 마실때 등등. 물이 소중하다고 느끼게 되면 저절로 아껴쓰게 되겠지요.
그럼으로써 내가 소중하다고 느끼는 한방울의 물이 그냥 흘러갈때 마음이 쓰이고 한편으론 속상할 때도 많게 됩니다.
사소함이 모여 큰일을 만들듯. 우리가 한방울 한방울 아끼는 물이 모여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이 행복할 수 있다면 저는 사소한 물 한방울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할 것 입니다.
몇년전,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오카방고델타 라는 습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햇볕이 강하게 쬐는 날이었고 저는 당연히 햇빛에 피부를 보호하는 썬크림을 무의식적으로 덧발랐습니다.
조그만 2~3인용 모코로 라는 배를 타고 천천히 습지로 들어갔습니다.
깨끗하고 청명한 물에 비친 파란 하늘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순간 같이 간 일행들과 함께 물에 들어가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너무나 깨끗한 물에 내 몸을 담그는 순간 정말 두근거리고 설레였지만 그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물위의 파란하늘이 사라진 것입니다.
아까 무심코 바른 내 썬크림이 문제였습니다.
그 썬크림이 깨끗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투명했던 물은 더이상 파란하늘을 비춰주지 않았고 역한 얼룩만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 순간 들었던 순수함에 대한 죄책감이란, 아직도 내 뇌리에 박혀서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무심코 쓰게 되는 여러 편의용품들에대해 아직도 그 죄책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조금만 소중하다고 느끼면
분명 그 효과는 모이고 모여서 큰 효과를 불러 일이킵니다.
지금 우리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내가 가진 것에대해 소중함을 먼저 느끼는 것이 우선입니다.
오늘 얼마만큼의 물을 쓰셨나요?
오늘 얼마만큼의 물을 쓰실 건가요?
오늘 쓰는 물은 '소중하게' 쓰이길 바라면서....
서울 국제부 사무국에서, ODA인턴 김나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