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음식 이야기2- 인제라 활용과 먹는 법!!
봉사단원 윤고은
현지 음식은 대부분 인제라와 함께 먹는데, 돌돌 말은 인제라를 큰 접시(쟁반)에 넓게 펴서 깐다. 인제라는 ‘떼프’라는 곡식을 빻아 이스트, 물을 넣고오랫동안 끓인 후, 반죽을 만들어 2~3일 동안 숙성시킨다. 인제라 기계에 한국의 빈대떡을 만드는 것처럼 반죽을 둥글게 붓는다.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게 만드는 이 방법을 쉽게 얕봤다가 인제라를 망쳤던 경험이 있다. 인제라는 한쪽 면에 구멍이 송송송 나있고 맛은 약간 시큼하면서 고소하다. 두께와 색깔, 구멍을 보고 좋은 인제라인지를 구분하는데, 옛날에는 인제라를 잘 만들지 못하는 여인들은 집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지금은 집에서 만들기보다는(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가게에서 구입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인제라> <전통빵과 인제라>
음식 주문.
에티오피아는 'Fasting Day'라고 부르는 Orthodox(그리스정교회) 행사가 많은데, 이 기독교인들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고기류와 유제품을 먹지 않는 날로 이 날은 정육점이 문을 닫거나 야채로만 된 음식 메뉴가 주다.
‘베야네뚜(Beiyanetu)’는 모든 야채류의 메뉴를 골고루 담은 것을 말하며, 야채 수프와 샐러드, 쉬로 등을 먹는다. 보통,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고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주말, 공휴일, 행사가 있는 날이면 닭, 양, 소 등을 직접 잡아서 먹는다. ‘뜹스(Tibs)’는 소와 양, 염소 종류가 있으며, ‘아와제(한국의 고추장과 비슷)’나 ‘미끄미따(핫소스가루)’에 찍어먹는다. 인제라를 양념에 섞은 ‘피르피르(Firfir)'는 토마토맛이 나며, 고기가 든 ’뜹스 피르피르‘와 야채 소스로만 된 ’패스팅 피르피르‘가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콩으로 만든 ‘므쓸(Mutsel)’과 시금치처럼 생긴 야채로 만든 ‘고만(Goman)'이다. 물론, 정육점 식당에서 맛보는 ’뜹스(Tibs)'는 당연 최고!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생고기를 먹는 식문화가 있다. 한국에도 육회가 있지만, 이곳의 육회는 소의 특별 부위를 크게 잘라 소스에 찍어먹는 것. 한 번 시도했지만 생고기를 입안에 넣고는 삼키지 못했다는;;;
<정육점에서 맛보는 고기요리 뜹스. 정말 맛있다!>
<음식을 따로 주문해도 큰 접시에 모두 담아서 함께 먹는다.>
대게 음식을 주문하면 인제라와 음식이 따로 나오고 우리 취향에 맞게 접시에 인제라와 함께 담는다. 나도 처음에는 손을 이용해서 먹는 것이 어렵고 불편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손을 씻고 준비한다. :)
한국의 식문화처럼 이곳에서도 주문한 음식을 한 접시에 모두 담아서 함께 먹는다.
하지만 다른 것은 현지에서는 ‘음식’을 최우선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 식사 중에 어른이 오거나 손님이 와도 일어서지 않으며, 일어선다고 하더라도 앉아서 식사하라고 한다. 손님이 오거나 높은 분이 오시면 일어나며 식사를 중단하거나 눈치를 보며 먹는 한국과는 다른 이곳 문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서로에게 음식을 입에 넣어주는 것을 ‘구르샤’ 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남녀사이, 나이 구분 없이 서로에게 구르샤를 해준다. 처음 만난 분이 나에게 구르샤를 해주어 많이 쑥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또한, 식사 중에 잘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서 먹으라고, 많이 먹으라고 끊임없이 권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인데, 여자에게는 ‘비’, 남자에게나 2명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블라’라고 하며 함께 식사한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해서 ‘비’라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한 괴로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
<식사는 다섯 손가락을 이용한다.
처음에는 손을 이용해서 인제라를 먹는 방법이 어렵고 어색하기만 했는데, 이젠 아주 편해졌다.>
다음에는 에티오피아하면 떠오르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