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embo elengi 즐거운 여행-1
콩고 민주 공화국 ODA 인턴 신희철
콩고 민주 공화국은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에서 제한한 여행 자제 및 제한 지역입니다. 동부의 고마Goma나 키부Kivu 지역에는 아직도 반군들의 무장 투쟁으로 많은 위험이 도처에 널려있으며, 수도 킨샤샤에서도 소매치기나 절도 등의 범죄 등이 항상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출국하기 전부터 많이 교육 받았기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범죄에 노출되어야하는 사실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멀리 아프리카에까지 와서 오직 사무실과 진료소에만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역마살을 타고났다는 말을 들었을 만큼 새로운 곳을 다니길 좋아하는 저에게 가혹한 환경이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사진>킨샤샤 거리의 모습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 KVO의 말라리아 진료소가 있는 키상가니 시는 콩고 민주 공화국 내에서도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키상가니에 오는 과정에 경유하게 된 수도 킨샤샤의 거리 풍경과 키상가니의 거리 풍경을 비교해 보면 더욱 극명합니다. 킨샤샤의 국제 공항에 내려 도심지까지 1시간 정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사실 불안한 마음이 커져갔습니다. 횡당보도도 없고 먼지 가득한 도로에 가득한 오토바이와 차량을 신경 쓰지 않고 무단횡단 하는 사람들 그리고 외벽이 새카만 건물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긴장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에 비해, 키상가니 공항에 도착하여 진료소까지 오는 길 양 옆의 풍경들을 보면서 마음이 점점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킨샤샤보다 작은 규모의 도시여서인지 거리의 풍경은 목가적으로 보였고,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여유롭고 밝아보였습니다. 이러한 감상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키상가니와 킨샤샤 두 곳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도 같았습니다. 아마도 특별한 관광 자원이 없어서 외국인을 자주 볼 기회가 없어서 외국인들에게 우호적이면서도 수줍은 키상가니 시민들의 태도 때문이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키상가니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전통적인 방식대로 콩고 강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와게니아(Wagenia)부족 마을과 영국의 탐험가 스탠리의 이름을 딴 스탠리 혹은 보요마(Boyoma) 라고 불리는 폭포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명한 관광지역 보다 저의 눈길을 끄는 곳은 키상가니 안에 있는 다양한 마을들과 다양한 집들 그리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사진>키상가니 거리 모습
우선 첫 번째로, 시내 중심에도 횡단보도도 없을 정도로 차량의 이동이 적고 10층 이상의 고층 건물도 없는 작은 시가지이지만, 한국의 전통 시장만큼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는 키상가니 시장이 있습니다. 시장 안에는 갖가지 열대의 과일들, 야채, 생선 같은 식료품과 옷부터 시작해서 각종 공구류 등의 공산품들이 가득합니다. 처음에는 현지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물건들을 구입했지만, 이제는 주말에 혼자 시장을 가더라도 물건 값을 흥정하면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하나에 1,000~2,000 콩고 프랑(900콩고 프랑 = 1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파인애플을 7,000 콩고 프랑으로 속여 팔려는 상인들에게 속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중요한 반찬이 되는 양파도 공정한 가격에 크고 알찬 양파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키상가니 시장 모습
그리고 이렇게 키상가니 시안에서 이동하기 위해서는 키상가니의 최고의 교통수단인 모토 택시가 필요합니다.
모토 택시는 오토바이 택시를 부르는 말로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500~1,500 콩고 프랑이면 키상가니의 모든 지역을 다닐 수 있습니다. 이 모토 택시를 이용해서 키상가니 시민들은 일을 하러 나가거나 짐을 옮길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키상가니의 젊은이들이 모토 택시 운전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토 택시를 타고 키상가니 도로를 30분만 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옷도 머리도 모두 먼지투성이가 됩니다.
대부분의 도로가 비포장도로이며, 비가 내려도 금방 말라버리는 열대 지방의 기온 때문에 도로의 흙들이 자욱하게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키상가니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시내에 돌아다닐 때에는 이 먼지 때문에 고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모토택시 이용에 능숙해지면 비포장도로를 질주하는 모토 택시의 속도감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현지 직원인 벤자민씨는 모토 택시를 탈 때 떨어질까 불안해하지 않고 두 손을 놓고 타는 저를 보면서 진정한 키상가니 시민이 되어 간다고 칭찬합니다.
이렇게 모토 택시를 타고 혹은 도보로 키상가니 시내를 구석구석 누비는 즐거운 여행은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