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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콩고민주공화국 키상가니의 시민들의 삶

- 콩고에서 보내온 신희철 단원 칼럼 두번째 이야기
 
콩고 민주 공화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콩고 특히 키상가니라는 도시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EBS에서 방영된 '다시 뛰는 아프리카의 심장 콩고' 다큐멘터리가 4부작으로 나오면서 동부의 고마부터 서부의 킨샤샤까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지만, 실제 콩고인들의 삶의 모습을 알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요?
키상가니에 도착하고 4달동안 키상가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보니 지금은 스스로를 보요마(Boyoma)-키상가니 사람-
라고 자청할 만큼 콩고인들의 생활과 문화에 익숙해졌습니다.
현재 제가 거주하고 있는 SOTEXKI(Société Textile de KISANGANI)는 키상가니에서도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이기에
소텍스키를 중심으로 원을 넓혀가듯이 키상가니의 다른 지역들을 탐험했었고
오늘은 그런 키상가니의 모습들 주로 음식과 사람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것처럼 아프리카의 음식을 상상하면
많은 분들이 벌레를 손으로 잡아먹고, 악어나 박쥐같이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고기들을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키상가니에서도 steak나 wine같은 음식들을 즐길 수도 있으며, 시내 마트에서는 수입 과자와 술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키상가니 시장의 풍경>

 
하지만 대다수의 키상가니 시민들이 음식들을 사는 시장에 가보면 처음 보는 다양한 음식들로 가득합니다.
한국의 시장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양파, 당근 같은 야채부터 시작해서
열대 지역 과일인 파인애플, 망고, 바나나 그리고 식용 벌레들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물위의 도시라는 뜻처럼 많은 강들이 키상가니 주변을 흐르는 만큼 신선한 민물고기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전력사정이 좋지 않고 얼음으로 보관하기도 힘들어서 대부분의 물고기들을 새까맣게 태운 상태로 보존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닭, 돼지, 염소 고기들도 냉동보관이 되지 않고 노상에 방치되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가 어렵습니다.
 
파인애플, 바나나, 망고, 고구마, 감자 등 탄수화물과 비타민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지만
고기를 먹을 기회가 적은 키상가니 사람들은 어떻게 단백질을 보충할까요?
그 답은 바로 야코리와 셰니엘이라는 식용 벌레였습니다.
 
<chenille 셰니얼이라는 단백질이 풍부한 벌레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과자로 착각한 셰니얼은 가까이서 보니 비위 약한 사람이라면 보는 것도 힘들게 생긴 벌레였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첨부하지 않은 야코리는 거대한 굼벵이의 모습으로 살아서 꿈틀거리는 상태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현지 직원인 벤자민씨가 먹어보라고 부추기고 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상인들이 먹고 가라고 내밀지만
아직 저는 완전한 보요마가 아닌지 아직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은 음식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들보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와 같은 작물들과
파인애플, 망고, 바나나 등의 과일을 주로 먹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싸고 신선한 과일들 덕분에 벌써부터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과일들이 그리워 질 것 같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추석이라 한국에서는 가족끼리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먹을 생각을 하니 그립기는 하지만
키상가니 사람들의 정성어린 식사들을 대접 받으면서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느라 고생이 많을 것 같다고 현지 직원인 벤자민씨의 부인이 닭고기를 전통 방식으로 요리한
Topoke와 바나나와 밀가루를 섞어서 빵으로 반죽한 Lituma를 요리해주셨을 때, 단순히 공적인 관계나 업무적인 관계로만
맺어진 사이가 아닌 같은 망고보 마을의 주민으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따스해졌습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리투마lituma와 계란입니다.>

 
콩고인들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진료소의 직원들과 함께 망고보 마을을 걸어다니거나 시내에 나가게 되면 많은 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 였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고 궁금해 하지도 않는 제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웠습니다.
 
키상가니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끔 타임머신을 타고 한국의 6~70년대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한국 전통 사회와 유사한 관습과 문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전통과 문화들이 근대화가 되면서 사리진 우리나라의 역사와 경험들을 참고 삼아
콩고 민주 공화국만의 전통과 문화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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