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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파견 단원 스토리] 민의 손을 잡아주세요

해외스토리 – 베트남 지부 김은아

해외봉사단으로 이곳 베트남 호치민으로  파견된 지 벌써 2주가 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이곳 센터에서 한국어, 회계, 컴퓨터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취업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혹시 문제점은 없는지 상담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학생들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이제 2주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서 아직 많은 학생들을 알지 못하지만 차츰 한 학생, 한 학생을 알아가면서 학생들과 가까워 지고 내가 지금 왜 이곳에 와 있는지를 그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 학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습니다. 이름이 MIN(민)이라는 학생인데요, 한국어를 배운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화가 될 만큼 한국어를 잘 하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학생이 똑똑하여 무엇이든 잘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학생이 오후반 수업을 자주 결석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석할 때마다 이유를 물으면 아프다 할 때도 있고 집에 일이 있다고 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결석이 잦아지자 원장님을 포함한 모든 선생님들이 걱정을 하게 되었지만 아무도 정확한 이유를 몰랐으며 차츰 걱정만 더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민과 함께 외근을 하게 되어서 가는 도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민은 지금 현재 중부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이곳 남부 호치민에 살고 있으며 고모 집에 서 얹혀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동생이 세 명이나 있는데 전화할 때마다 ‘오빠 빨리 와~ , 오빠 보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민의 눈에도 눈물이 고입니다.

다른 선생님의 얘기도 들어보니 민학생의 가정형편이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쌀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민은 부모님과 동생들을 위해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합니다.  동생들 만큼은 학업을 중단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지금도 저녁에는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은 오후에 피곤해서 학교에 공부하러 오고 싶어도 잠에 빠지곤 한답니다.  센터에서 일하고 점심 먹고 바로 수업 들어가면 좋은데 점심 사 먹을 돈이 아까워 매번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오다 보니 오후 수업에 자주 결석하게 된 것이었지요.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웃는 모습으로 인사하고 적극적으로 한국어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성실한 학생이 현재는 여러 상황때문에 힘들지만 후에는 꼭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이런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 내가 지금 여기에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


*본 게시물은 베트남 현지 학생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실물 사진을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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