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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500인의 식탁과 함께한 나날들

(작성자: KVO에티오피아 지부  정미정 봉사단원)
 
이곳 에티오피아에는 4월 한 달동안 참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한국에서 몰아치는 장맛비, 태풍과 맞먹는 정도의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급식 진행은 불편함을 겪곤 했습니다. 배식하기 전에 손을 씻고 먹은 접시를 닦는 곳에 알루미늄호일 판이 가까스로 쳐있긴 하지만 들이치는 비를 막을 순 없었기에 아이들이 비를 피할 순 없었고 그로 인해 출석률이 약간은 저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주방에서 급식장까지 50m정도의 거리를 수시로 왔다갔다하시는 요리사 아주머니들의 불편함은 더욱 심했습니다.
완성된 음식을 담은 통을 직접 들고 나르는 것이 가장 큰 불편함 중의 하나였는데 비가 오니 최악의 상황이 된 것입니다.  머리에 비닐봉지를 쓴 모습이나 장화를 신은 모습. 이미 매년 겪은 탓에 별 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 듯이 ‘떼나이스뗄링(안녕한가요)’하며 반기셨습니다.
 
5월 시작과 동시에 행복한 부활절이 찾아왔습니다.  화요일 아침. 급식장은 여느 때보다 붐볐습니다. 식탁 위엔 화사한 꽃들이 화병에 담겨있었고 기존 식단 외에 바나나, 오렌지, 달걀이 추가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오지는 않았지만 축복의 인사를 서로 나눈 뒤, 풍성한 접시를 받고는 무척이나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이들의 출석을 Ms.Yenealem과 요리사 Ms.Amelework아주머니와 함께 체크하고 나면 저도 그것을 다시금 보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연속적으로 결석을 하는 아이들이 몇 명 보였습니다. 이에 대한 얘기를 듣다가 ‘굉장하구나’ 하고 놀라게 되었습니다.
 
 
급식카드를 배부할 때 전 날 오지 않은 아이들의 카드는 따로 정리해두어 다음 날 아이들이 왔을 때 이유를 물어보고 있었고, 1주일 동안 오지 않는 아이의 경우는 전화를 하여 체크를 한다든지, 또한 2주가 넘은 경우는 따로 종이에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줄 지어 적혀있는 아이들의 이름. 그것은 급식의 혜택을 받기 원하는 아이들의 리스트였습니다. 이를 순서로 아이들이 대체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당연시 생각하는 컴퓨터로 정리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도 잘 갖춰진 시스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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