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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여성직업훈련원에서 희망을 꽃피우다

홍수 피해로 인한 원주민 긴급무료급식 운영, 정글마을 원주민을 위한 내과 치과 이동순회진료, 어린이 임시보호소를 운영하면서 마음이 아팠던 것은 친어머니가 자녀를 방치하여 가정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어린 자녀를 가진 여성들이 자녀들의 생계를 유지할 마땅한 직업이 없어 약간의 돈이라도 벌기 위해 야간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보니 자녀를 방치할 수밖에 없고, 직업을 가지려고 해도 조건에 맞는 직업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활이 어려운 여성들에게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올해 6월 여성직업훈련원이 완공되었습니다.
 
물가도 오르고 공사인원들도 부족한 상태에서 공사자재를 옮기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무사히 직업훈련원을 개원하였습니다. 개원식에는 정부관계자와 시청, 군청, 로타리클럽, 시주민위원회의 간부들이 참석하였는데 모든 관계자들이 KVO와 KOICA의 지원에 이구동성으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조촐한 다과와 함께 여성직업훈련원 활동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는데 관계자 모두가 여성직업훈련원은 여성들의 기술훈련에 의한 경제적 도움뿐만 아니라 여성교육을 통해 여성들의 인권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시에서 지원하기로 한 전문인력들이 지원되지 않아 어려웠지만 세계적 불황으로 인한 여파가 아마존 정글 지역까지 피해를 입혀 시정부의 많은 계획들이 중단된 상황이었으므로 왜 지원하기로 한 것을 이행하지 않느냐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입장이었으며 부족한 것들은 한국 KVO본부의 지원과 현지인 봉사자들의 참여로 메울 수 있었습니다.
 
기술 훈련 과목은 봉제와 스크린 인쇄로 10개월 동안 전문강사가 지도하게 됩니다. 이러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여성들이 많아서 가르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조금씩 배우는 데 익숙해지고 있는 원주민 여성들이 대견스럽습니다. 직업훈련을 받기 위해 1~2시간씩 먼 거리를 걸어오는 교육생이나 더 많이 배우기 위해 밤 11시까지도 계속 남으려고 하는 저녁반 교육생들을 보면 배움의 열의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들은 단지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훈련이 끝난 뒤 배운 과정을 복습하기도 합니다. 또한 서로의 생활상이나 문제점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밀림원주민 여성이 아닌 한국 시골 아낙네 모습 같다 생각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어떤 여성들은 1~2개월 배우다가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편하게 돈을 벌기 위해 야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입니다. 조언과 충고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순간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부 여성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여성들은 끝까지 배우고자 합니다. 연수가 끝나면 가정에서 자녀들을 돌보면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직업훈련원 첫번째 수료생이 배출되는 그 날까지 부디 그녀들이 기술연수를 잘 끝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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