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던 지난 2025년 2월, 에티오피아 항공편으로 12시간의 긴 시간을 건너 7년을 거슬러 올라가 2017년의 나라 강렬한 햇빛이 내리 쬐던 에티오피아 볼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에티오피아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고 있어, 날짜를 기재하는 데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약 7년의 시간차가 있습니다.^^) 2월!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겨울 동장군의 매서운 막바지 추위를 느끼고 있는 시간에, 에티오피아에서의 방문기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볼까요?
에티오피아는 9개 주와 아디스아바바(특별시)를 포함한 2개 특별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남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 내에는 9개의 시(City)가 있는데 그 중 비쇼프투(Bishoftu)시에는 약 인구 20만 명이 모여사는 곳입니다. 한국국제봉사기구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약 45 km떨어진 이곳 비쇼프투의 5개 공립초등학교 대상으로 20217년부터 코이카 민관협력사업으로 에티오피아 초등교육역량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년 사업 대상 학교를 방문하여 사업 진행을 점검하고 수혜자를 만나서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럼, 먼저 이번 2025년 2월 Bishfotu Special Needs School을 방문한 이야기를 들려드려볼까요?
‘ሰላም(살람)’~!(안녕~!)
Bishfotu Special Needs School에는 약 102명의 청각장애 아동과 정신지체(지적장애) 아동이 재학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방문한 날, 아이들이 하늘빛 맑은 미소로 환영해주었습니다.

학교에서는 8시 30분부터 아침식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비쇼트푸 특수학교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아동의 학교 출석률을 향상 시키고 아동들의 학업 성취를 돕고자, 아침급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럼 방문날의 아침식사 프로그램을 살펴볼러 가볼까요?

급식장에는 갓 구운 빵 냄새가 퍼저나왔습니다. 급식장 한켠의 주방에서 현지식 화덕에 땔감으로 가열하여 조리사 한 분이 빵을 직접 굽고 계셨습니다. 조리사는 특수학교 학부모인 어머니가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빵, 잼, 차를 아침 메뉴로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었으며, 아침에 바로 구운 따듯한 빵에 잼을 추가하여 나눠주고, 따듯한 차를 준비하여 함께 먹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아동들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르며, 식사 전 수돗가에서 손을 깨끗이 씻고 질서있게 줄을 서서 급식을 받고 자리에 앉아서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환환 미소로 친구들과 삼삼오오 수화로 이야기하며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모두들 교실로 향했습니다. 따듯한 빵을 한입 베어 맛본 후에,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을지 몹시 궁금해하며 아이들을 따라 교실에 가보았습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의 수업시간에 참여해볼까요?

마침 지적장애아동 대상 수공예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공예 선생님은 아이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직접 로컬 시장에 내다 팔아서 모은 소정의 기금으로 수공예 수업을 위한 재료를 구입하여 학교 수업에 필요한 교보재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울러 수공예 수업을 통해 지적 장애아동의 지적 발달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수업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역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장애아동 학부모로부터도 교육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직접 교육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척 안타깝게 생각되면서도, 학교에서 부족한 교보재 지원을 위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마련하여 어려움을 해결해가는 교장선생님과 지도 선생님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공예 교실을 나와서, 지난 해 하반기부터 준비하고 있는 ICT교실로 향했습니다.
전기도, 인터넷도, 컴퓨터도 제대로 없는 학교에 ICT교실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2024년 하반기에 KVO에티오피아 지부는 사업 대상 학교에 전기시설 보수, 인터넷 설비 지원 및 인터넷비 지원 그리고 컴퓨터 및 관련 부품을 3세트 씩 지원하여, ICT교실을 구축하였습니다.
2025년 2월, 설레이는 마음으로 비쇼프투 특수학교의 ICT교실문을 열어봅니다.

특수학교 아동들과 선생님이 컴퓨터를 활용하여 워드 문서 작성 및 교육자료를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ICT 교실이 잘 정비되어 있고, 지원된 컴퓨터가 잘 작동하고 있었으며, 청각장애 아동들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쓰고 글을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청각 장애가 있는 7학년과 8학년생에게 기본적인 컴퓨터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ICT교육이 특히 청각장애아동들에게 매우 도움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ICT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이 개도국 취약계층 아동 특히 장애아동들에게도 교육격차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임을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ICT교실에서 청각장애가 있는 수화를 지도하는 수석교사인 Ms. Aynalem Mezgebu를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디지털 출석부 관리 프로그램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적어서 보여주었습니다. KVO에서 진행하는 교사대상 디지털 출석부 관리 연수인 eSkooly 교육을 받았으며, 이 소프트웨어가 학교 출석을 매우 쉽게 기재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eskooly 출석관리 앱을 청각장애가 있는 교사가 쉽게 이용하고 있었으며, 아울러 동료교사들에게 화면을 보면서 쉽게 동료 지도도 가능함을 확인하였습니다.
ICT교실을 나와서, 장애아동 인권보호를 위한 시설 입구 경사로 공사 및 화장실 공사 등을 비롯한 물탱크, 수도 시설 등 지원된 학교 시설 전반을 살펴보았습니다.

화장실 입구의 턱을 없애어 특수학교 아동들이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정비되어 있었으며, 화장실 안 변기 옆에 손잡이 바를 설치하여 특수학교 아동들이 화장실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고, 화장실 안에 수도를 설치하여 손을 바로 씻을 수 있도록 설치해놓았습니다. 아울러 물탱크 및 손 씻기 수도시설을 확인하고, 수도꼭지를 틀어서 물이 제대로 공급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비쇼프투 지역은 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수도시설 인프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며, 물탱크가 없는 가정과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5월까지는 건기라 비가 오지 않아서 현지에 식수를 비롯하여 일상 생활용수인 물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으므로, 학생들은 학교에 와서 수돗물로 식수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친철한 학교 시설 안내와 설명을 들으면서, 마침 교정에서 자녀의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학부모 어머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럼 비쇼프투 특수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Mr. Getu Teshome 교장 선생님은 KVO 지원에 대해, KVO가 학교에 필요한 지원에 대해 항상 학교의 의견을 자세히 듣고 의사 소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를 지원한다고 하였으며, 수도 및 전기시설 보수, 학교 화장실의 경사로, 손씻기 시설을 완전하게 개보수하고, 학교가 지불하기 어려운 수도 요금을 지원하였으며, 매일 아침 식사와 점심을 제공하고, 장애아동의 식사준비를 위한 조리사로서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일자리 기회를 만들어주었으며, 학교 교사에게 eSkooly 학교 관리 시스템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와 학생이 연습할 수 있도록 컴퓨터도 제공하여 학교의 교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음에 감사인사를 전하였습니다.
지적장애 아동을 둔 어머니 Ms. Zebenaye Webetu는 본인의 자녀가 다른 아동과 달리 하루 종일 관리 돌봄이 필요하여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 등교 및 수업을 마친 후 귀가 등을 동행하여 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지난 해 물가가 두 배로 급등하면서 가정에서 하루 한 끼 급식도 준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학교에서 아침과 점심을 지원하는 급식 지원이 아동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급식 지원이 아동의 출석률과 아동의 학업 성취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그 성과로서도 알 수 있지만 실제 수혜 아동의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에티오피아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특히 급식지원이 장애아동을 둔 어머니에게 더욱더 절실히 필요한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미소는 보는 사람마저도 행복하게 합니다. 102명의 Bishoftu 특수학교 학생들이 환한 햇살 아래 꿈을 꾸며 친구와 웃고 이야기하고 뛰어놀고 공부하면서, 행복한 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청각 장애아동들이 컴퓨터 화면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학습도 하고 예쁜 그림도 그려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웃음과 미소는 전염성이 있어서 우리를 함께 웃게 만듭니다. 아이들의 미소와 웃음이 봄꽃처럼 이어져 피어나기를 응원하며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아이들 지도와 동료 교사 TOT연수에 열정을 지닌 Ms. Aynalem Mezgebu 선생님과, 아이들과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학교를 안내해주시던 Mr. Getu Teshome 교장 선생님의 아이들을 위한 애정과 노력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중한 결실로 열매맺어 가기를 바라며, 에티오피아 초등교육역량강화를 위한 코이카 민관협력 사업의 성과가 3단계 1차년도에도 오랜 가뭄의 단비처럼 비쇼프투 특수학교 교정에 촉촉이 스며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