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은 단원의 현지 생생 칼럼>
에티오피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에티오피아 달력을 13월까지 있고, 9월 11일은 2005년 1월 1일입니다.
새해 이브에는 거리가 무척 바빴습니다.
양을 사고 파는 사람들, 닭을 손에 주고 택시에 오르는 사람들, 전통 옷을 사고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보는 사람들로 길거리가 붐볐으며 이브에는 술취한 사람들이 많고 클럽 등을
다녀온 사람들로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아 저는 집 주위에서 이브를 보냈습니다.
주로 사람들은 이브에 나뭇가지를 여러개 불태우면서 노래를 부르는 의식을 했고,
새해 이른 아침에는 동네 아이들이 몰려 다니면서 집집마다 노래를 부르면서 과자나 음식, 돈을 받으러 돌아다녔습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저는 그곳의 전통 옷을 구입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퇴근 후 현지 직원들과 함께 볼레(Bole-downtown)에 나가 구입한 옷입니다.
현지 전통 옷을 차려입고 화장을 하고(정말 오랜만에 하는 화장하는 듯!!) 박람회에서 샀던 전통 귀걸이를 하고
집을 나서니 모든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며 몇몇은 엄지손가락으로 '최고'라고 말해주었고,
한 아주머니는 '암바사-'사자'라는 뜻으로 에티오피안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주어 고맙고 그 마음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새해 오전에는 현지 친구 초대를 받아 꽃과 와인을 사서 그 집에 갔습니다.
(에티오피안 문화 중 한국과 비슷한 점은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 빈손으로 가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
하지만 어긴다고 경찰 출동은 하지 않겠지요?^^;)
에티오피안 전통 음식 중에서 가장 인기있고 홀리데이 때 빠질 수 없는 음식,
하지만 요리하기 굉장히 힘들고 정성이 듬뿍 들어가는 음식이 바로 '도로왓-치킨요리'입니다.
에티오피안 여성은 닭이나 소를 죽이지 않는 것이 전통이라고 합니다.
이웃집 아저씨가 대신해서 마당에서 치킨을 잡는다는 말에 친구에게 녹화를 부탁했습니다. (사진이 있지만 차마 올릴수가 없습니다ㅠㅠ너무 리얼한 탓에...)
저는 도로왓, 치즈(주로 도로왓은 치즈와 함께 먹습니다), 듈렛(Dulet-양 내장 요리)를 먹었습니다.
친구 어머니께서 음식 솜씨가 좋아서 너무 많이 먹었더니, 친구 아버지께서 술까지 권하셨다고...
전통 술은 세 종류 자연산 꿀로 만든 노란색의 '따지', 약간 시큼한 갈색 빛의 '딸라', 그리고 무색의 알콜 90% '아라께'가 있습니다.
그 날은 딸라를 조금 마시고 그 다음에 아라께를 마셨습니다.
처음에 아라께가 보드카나 위스키인 줄 알고 두 잔을 원샷했다가 모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제 혀와 간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중에서야 그 술은 알콜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아주 적은 양을 여러 차례 나눠 마시고 주로 Kitfo(육회)와 함께 먹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친구 아버지께서는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덕담을 해주셨고, 저에게도 영어로 된 자상한 덕담을 건내주셨습니다.
한복을 차려입고 세배를 하고, 떡국을 먹으며 할아버지, 할머니께 덕담을 듣는 한국의 새해와는 다르지만 어딘가 많이 비슷한 에티오피안 새해 맞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