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콩고민주공화국 땅을 밟은 지도 어느새 7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짧게 느껴질 것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길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길이를 떠나 처음 현지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 자신이 결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왔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뜬금없게 여겨질 수 있지만 항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져야만 소신대로 현지에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환경과 경험에 따라 현지에 맞는 것으로 변화시켜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현지에 걸맞지 않는 지식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도 활동에 있어서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저의 처음 마음가짐은, 우리나라(대한민국)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병균에 너무 쉽게 노출되는 현지의 아이들을 보살펴주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도 그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고 간직하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현지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뒤돌아서서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맑은 눈을 보면 어느새 힘이 불끈 샘솟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고 문제를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그럴 때면, 저 혼자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큰 힘을 받고 있는 것이죠.
반드시 도움을 준다는 것이 물질적으로 무엇을 줘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눈빛 하나, 미소 하나만으로도 우린 서로에게 충분히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소한의 생계 품목이 절실한 상황의 현지인들에게는 현재 KVO의 물질적인 도움만이 간절할 것입니다. 그런 절실한 상황을 모르는 철없는 아이들만이 물질 이외의 것에 기뻐하고, 때론 감동하며 저희의 도움에 감사합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모들, 즉 어른들은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직면하여 물질 만능주의에 젖어가지만 아이들만큼은 그 순수한 시절을 충분히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맑은 날 하늘을 쳐다보면 드넓은 파란 공간에 하얀 구름들이 뭉게뭉게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본 우리나라의 파란 하늘과 콩고민주공화국의 파란 하늘은 어느 것 하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처럼 똑같은 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늘이 정해준 곳에 태어나 어떤 아이는 풍족하게 자라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빈곤하게 자라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것이라도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바람이 앞섭니다.
그래서 그 바람이 바람을 타고 널리 퍼져 어른들의 마음을 흔들어 일깨우고 아이들의 마음속에서는 희망이라는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콩고 민주 공화국 ODA 인턴 최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