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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4개월 남수단의 장관 “석유시설 건설에 한국이 참여를” [경향신문]

 
지난 27일 오후 서울 인사동의 한 사찰 음식점에 2m가 넘는 아프리카인이 들어섰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대학생들 사이에서 “키 좀 봐” 하는 탄성이 나왔다. 주인공은 바로 남수단의 석유광물부 장관 스테판 디우 다우(48·사진)였다.
지식경제부 초청으로, 26일 열린 ‘제4차 한·아프리카 산업협력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다우 장관은 한국국제봉사기구(KVO) 소속 대학생 자원활동가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다우 장관은 자리에 앉는 데만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다리가 길어 좌식을 하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다리를 한쪽으로 다소곳이 모았다 폈다 하며 어쩔 줄을 몰라하던 그는 누군가 알려준 ‘책상다리’를 따라하며 비로소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심도 잠깐.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젓가락을 붙들고 고투를 벌여야 했다. 상추절임 한 장을 집기 위해 몇 번이나 씨름을 하다가 결국 숟가락을 사용했다. 어색한 자세와 서툰 젓가락질이었지만 그는 나물, 김치, 된장국, 버섯전 등 한국의 절 음식을 대부분 가리지 않고 다 먹었다.
 
그는 오랜 전쟁으로 파괴된 기반시설을 빨리 복구하기 위한 외부의 지원과 도움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남수단은 건국 후 국정목표를 ‘개발’에 맞췄다”며 “학교, 병원, 도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남수단엔 발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뤄낸 한국이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건국 4개월을 맞는 시점에서 남수단이 직면해 있는 가장 큰 과제는 송유관, 정유시설, 원유 저장시설 등 석유 기반시설을 갖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단의 석유자원은 대부분 남수단에 매장돼 있지만 정유시설은 북수단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현지 정세 불안은 독립의 의미를 축소시켜 왔다. 남수단에서는 지난 8월 부족 분쟁으로 180여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있었다. 이에 대해 다우는 “분쟁은 생활의 일부분으로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 경비를 배치해 갈등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남수단에서는 소를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당시 분쟁의 발단 역시 가축 약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수단 사람들은 키가 대부분 크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나는 큰 편이 아니다. 오히려 키가 크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남수단에 오면 더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눙치면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지난 7월9일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의 각료로선 처음 방한한 다우는 이집트 카이로대학 출신으로 수단 정부에서 상공부 장관을 지냈다.
 
심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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